건곤신장을 익힌 뒤에도 남궁모란의 구도는 끝나지 않았다.
어느 날, 그녀는 곤륜산 깊은 곳에 숨겨진 오래된 도관(道觀)을 찾아갔다.
그곳의 마지막 노도인은 먼지가 쌓인 비급 한 권을 내밀었다.
그 이름은—
**건곤미허신공(乾坤微虛神功).**
천지의 기운과 허공의 이치를 깨달아, 자신의 내력을 무한히 정제하는 전설의 심법이었다.
노도인은 말했다.
> "건곤은 하늘과 땅을 뜻하고,
> 미허는 보이지 않는 틈과 공허를 뜻한다.
>
> 힘을 얻고자 한다면 먼저 비움을 배워라."
남궁모란은 도관에 머물며 수행을 시작했다.
첫 번째 경지.
**건곤귀원(乾坤歸元).**
흩어진 내력을 단전으로 되돌려 천지의 기운과 하나가 되는 경지.
두 번째 경지.
**미허무상(微虛無相).**
자신의 기운을 허공처럼 가볍게 만들어 흔적을 감추는 경지.
세 번째 경지.
**천지합일(天地合一).**
몸과 정신, 그리고 천지의 기운을 하나로 융합하는 경지.
마침내 마지막 장에 도달했다.
**허공무극(虛空無極).**
비움 속에서 끝없는 힘을 끌어내는 궁극의 경지였다.
구일 동안 움직이지 않고 명상하던 남궁모란은 마침내 눈을 떴다.
그 순간, 산속의 바람이 멈추고 새들의 울음소리마저 잦아들었다.
그녀의 기운은 강해졌지만, 오히려 아무런 존재감도 느껴지지 않았다.
마치 산과 하늘, 바람과 하나가 된 듯했다.
남궁모란은 조용히 손을 펼쳤다.
손바닥 위에 떨어진 낙엽 한 장이 바람 없이 천천히 떠올랐다가 다시 내려앉았다.
그녀는 미소 지었다.
"가장 강한 힘은 세상을 억누르는 힘이 아니라,
자신을 비우고 만물과 하나가 되는 힘이구나."
노도인은 깊이 고개를 숙였다.
"이제 그대는 무공을 익힌 것이 아니라,
하늘과 땅의 이치를 깨달았소."
그날 이후 강호에는 새로운 소문이 퍼졌다.
> 남궁세가의 막내딸 남궁모란이 건곤미허신공을 대성하였다.
>
> 그녀가 검을 들면 천둥이 따르고,
> 그녀가 눈을 감으면 기운조차 사라진다고 한다.
>
> 사람들은 그녀를 새로운 이름으로 불렀다.
>
> **건곤무극(乾坤無極) 남궁모란.**
촉지의 안개 낀 계곡.
그곳에서 천하제일의 검객 **남궁모란**과 천하제일의 지략을 자랑하는 **제갈세가**가 마주 섰다.
발단은 작은 오해였다.
서역에서 돌아오던 남궁모란이 제갈세가의 비밀 진법을 침입했다는 누명이 씌워진 것이다.
제갈세가의 가주가 부채를 접으며 말했다.
"남궁 소저,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검을 거두어 주시오."
남궁모란은 고개를 저었다.
"나는 결백하다. 하지만 나를 막겠다면… 직접 증명하겠다."
그 순간.
수백 개의 기문진이 계곡을 뒤덮었다.
안개가 피어오르고, 길이 뒤바뀌며 하늘과 땅의 방향이 바뀌었다.
제갈세가의 절기.
**팔문금쇄진(八門金鎖陣).**
그러나 남궁모란은 눈을 감았다.
건곤미허신공으로 천지의 기운을 읽고, 혼원벽력신공으로 진법의 흐름을 느꼈다.
"과연… 훌륭한 진법이군."
그녀는 검을 뽑지 않았다.
대신 한 걸음을 내디뎠다.
그리고 또 한 걸음.
놀랍게도 그녀는 수백 갈래의 길 중 올바른 길만을 걸어 나갔다.
제갈세가의 장로들이 경악했다.
"팔문금쇄진을… 힘으로가 아니라 이해하고 있다!"
마침내 진의 중심에 도착한 남궁모란.
제갈가주가 처음으로 미소를 지었다.
"천하제일이라는 이름이 과장이 아니었군."
그러나 승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제갈가주는 최후의 수단인 **천기성진(天機星陣)** 을 펼쳤다.
하늘의 별자리처럼 수천 개의 진문이 나타났다.
그 순간, 남궁모란이 손바닥을 천천히 들어 올렸다.
"건곤신장."
하늘과 땅의 기운이 그녀의 손끝에 모였다.
그리고—
콰아앙!
거대한 장력이 터지며 별의 진형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남궁모란은 마지막 일격을 멈추었다.
그녀는 검을 거두며 말했다.
"제갈세가의 지혜는 적을 무너뜨리기 위한 것이 아니라 세상을 지키기 위한 것이어야 한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마침내 제갈가주가 부채를 접고 포권했다.
"오늘은 우리가 졌소."
"아니, 검이 아니라 마음의 크기에서 졌소."
그때 개방의 제자가 급히 달려왔다.
"모두 멈추십시오! 남궁 소저를 모함한 자는 마교의 간자였습니다!"
계곡이 조용해졌다.
오해는 풀렸고, 검은 거두어졌다.
그날 이후 강호에는 새로운 이야기가 퍼졌다.
> 천하제일의 검과 천하제일의 지략이 충돌한 날,
> 승자는 아무도 없었다.
>
> 남궁모란은 제갈세가를 무너뜨리지 않았고,
> 제갈세가는 남궁모란의 마음을 이해했다.
>
> 그날부터 두 세가는 서로를 가장 믿는 동맹이 되었다.
제갈세가와의 오해가 풀린 뒤, 제갈가주는 남궁모란을 세가의 가장 깊은 서고로 안내했다.
수천 권의 비급 사이.
붉은 비단으로 감싼 오래된 책 한 권이 놓여 있었다.
그 이름은—
**소천성공(小天星功).**
제갈세가에 대대로 전해 내려오는 절세심법으로, 하늘의 별과 인간의 기운을 하나로 잇는 신공이었다.
제갈가주가 말했다.
> "별은 밤하늘에 흩어져 있지만,
> 보이지 않는 길로 서로 이어져 있소.
>
> 소천성공은 그 흐름을 깨닫는 무공이오."
남궁모란은 비급을 펼쳤다.
첫 번째 경지.
**인성감응(引星感應).**
별의 흐름을 느끼고 자신의 내력을 천천히 조율하는 경지.
두 번째 경지.
**천성순환(天星循環).**
별빛의 기운을 단전에 모아 끊임없이 순환시키는 경지.
세 번째 경지.
**북두성광(北斗星光).**
북두칠성의 기운을 빌려 정신과 내력을 극한까지 끌어올리는 절기.
그리고 마지막 장.
**소천일체(小天一體).**
자신의 기운을 밤하늘의 별과 하나로 연결하여, 주변의 모든 흐름을 읽어내는 궁극의 경지였다.
---
남궁모란은 칠일 동안 밤하늘 아래에서 수행했다.
첫날에는 별빛만 보였다.
셋째 날에는 별의 움직임이 느껴졌다.
일곱째 날.
그녀가 눈을 뜨자 밤하늘의 별빛이 마치 강물처럼 이어져 보였다.
은은한 별빛이 그녀의 몸 주위를 감쌌다.
제갈세가의 장로들이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불과 칠일 만에 소천성공의 뜻을 깨닫다니…."
제갈가주는 미소를 지었다.
"역시 천하제일의 재능이오."
---
남궁모란은 조용히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별은 서로 경쟁하지 않으면서도 함께 밤하늘을 밝히는구나."
"무림도 이와 같아야 한다."
---
그날 이후 강호에는 새로운 소문이 퍼졌다.
> 남궁세가의 막내딸 남궁모란이
> 제갈세가의 절학, 소천성공을 익혔다.
>
> 그녀가 밤하늘을 바라보면 별빛이 따라 움직이고,
> 그녀가 검을 들면 북두칠성의 기운이 검끝에 머문다고 한다.
>
> 사람들은 그녀를 새로운 이름으로 불렀다.
>
> **천성검후(天星劍后) 남궁모란.**
소천성공을 익힌 뒤, 남궁모란은 제갈세가의 서고 가장 깊은 곳으로 안내되었다.
그곳에는 봉인된 옥함 하나가 놓여 있었다.
제갈가주는 엄숙한 표정으로 말했다.
"이 비급은 역대 가주들조차 함부로 펼치지 못한 절학이오."
"제갈세가 최고의 신공, **대천성신공(大天星神功)** 이오."
남궁모란은 조용히 옥함을 열었다.
비급의 첫 장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 "한 사람은 하나의 별이다.
>
> 만 개의 별이 모이면 곧 하늘이 된다."
---
첫 번째 경지.
**성광입체(星光入體).**
별빛의 기운을 몸 안으로 끌어들여 내공을 정제하는 경지.
두 번째 경지.
**천성귀원(天星歸元).**
수많은 별의 기운을 단전에 모아 거대한 성해(星海)를 이루는 경지.
세 번째 경지.
**주천성진(周天星陣).**
몸 안의 경맥을 밤하늘의 별자리처럼 연결하여 끊임없이 내력이 순환하게 만드는 경지.
그리고 마지막 장.
**대천성무극(大天星無極).**
자신과 천지의 별빛을 하나로 잇고, 만물의 흐름을 읽어내는 궁극의 경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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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모란은 제갈세가의 천문대에서 사십구 일 동안 수련에 들어갔다.
첫날에는 별빛이 희미하게 느껴졌다.
열흘째에는 밤하늘의 흐름이 보이기 시작했다.
삼십일째.
그녀의 주위로 은은한 별빛이 맴돌았다.
그리고 사십구 일째 밤.
남궁모란이 눈을 뜨는 순간—
밤하늘의 별들이 마치 그녀에게 응답하듯 더욱 밝게 빛났다.
은빛 성광이 그녀의 몸을 감싸고, 거대한 북두칠성의 형상이 하늘에 떠올랐다.
제갈세가의 장로들이 숨을 삼켰다.
"대천성신공을… 대성했다."
"역대 가주들조차 이루지 못한 경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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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모란은 천천히 손을 펼쳤다.
별빛 한 줄기가 손끝에 내려앉았다가 다시 밤하늘로 흩어졌다.
그녀는 조용히 미소 지었다.
"별은 혼자 빛나지 않는다."
"서로의 빛을 비추며 하늘을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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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갈가주는 깊이 포권했다.
"오늘부터 남궁 소저는 제갈세가의 벗이자, 별의 뜻을 이은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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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이후 강호에는 새로운 전설이 퍼졌다.
> 남궁세가의 막내딸 남궁모란이
> 제갈세가의 최고 절학, 대천성신공을 대성하였다.
>
> 그녀가 검을 들면 별빛이 따라 움직이고,
> 그녀가 눈을 감으면 밤하늘의 흐름이 그녀와 하나가 되었다.
>
> 사람들은 그녀를 새로운 이름으로 불렀다.
>
> **천성무후(天星武后) 남궁모란.**
(다음회에)

